'풀스골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6/01 '풀스 골드'(원제 Fool's Gold: How Unrestrained Greed Corrupted a Dream, Shattered Global Markets and Unleashed a Catastrophe )
2009/06/01 12:08

'풀스 골드'(원제 Fool's Gold: How Unrestrained Greed Corrupted a Dream, Shattered Global Markets and Unleashed a Catastrophe )


'풀스골드' 탐욕이 어떻게 패닉으로 변모했는가(상)

신용위기가 진정세로 접어들었지만 신용 위기의 시작과 원인에 대해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부편집인 질리안 테트는 새로 발간된 자신의 저서 '풀스 골드'(원제 Fool's Gold: How Unrestrained Greed Corrupted a Dream, Shattered Global Markets and Unleashed a Catastrophe)을 통해 서브프라임 사태가 어떻게 금융권을 위기로 몰며 파국을 가져왔는지에 대한 과정을 상세히 짚었다. 풀스골드는 흔히 황금으로 속는 황철광을 뜻한다. 그의 저서를 상,하 두차례에 걸쳐 요약한다.

2007년 10월11일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2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담보부 채권의 등급을 하향했다. 당시 무디스의 등급 조정을 받은 채권들은 1년 전인 2006년 발행된 A 또는 BB 등급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이었다. 무디스는 이뿐 아니라 200억달러 규모 부채담보부채권(CDO)의 등급 하향도 경고했다. 총 50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신용 채권이 등급을 강등 당했거나 강등 위협에 노출된 셈이다.

무디스의 움직임은 신용 채권 시장을 불안에 빠뜨렸다. 당시 무엇보다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한 건 무디스의 등급 하향 조정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무디스의 최고경영자(CEO) 레이몬드 맥다니엘은 2007년 10월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주택 모기지 시장이 신평사들이나 여타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보다 훨씬 급격하고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풀스골드' 표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은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았고 2005~2006년도 모기지 대출 연체율은 이전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 CDO가 뭐길래

2007년 가을까지만 해도 무디스는 과거 부동산 시장 사이클에 의존, 모기지 대출 연체의 경우, 담보물인 주택의 압류를 통해 원금의 70%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추락하면서 이 비율도 40%로 떨어졌다.

처음 초기적 형태의 CDO를 만들어냈을 때 JP모간은 연체(디폴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회사의 채권을 규합, CDO를 발행했다. 모기지 CDO도 같은 이유로 미국 내 여러 지역의 모기지 대출로 구성됐다.

특정 지역의 주택 가격이 하락, 모기지 대출 연체가 발생할 경우, 다른 지역의 모기지 대출이 완충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에서다. 그러나 2007년 가을 이 같은 논리가 들어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미국 전역의 주택 가격이 동반 추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디스가 등급 강등을 단행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스탠다드앤푸어스(S&P)도 모기지 채권의 등급을 하향했다. 피치 역시 등급 하향을 경고했다. 잇따른 신평사들의 등급 조정 움직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뿐 아니라 안전권으로 분류되는 트리플A(AAA) 등급인 우량 모기지 채권의 등급도 강등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등급 불안의 충격은 시장에 즉각 전달됐다. 신용시장은 트리플A라는 '절대적'(ultra) 안전 등급과 더블A(AA)의 '확고한'(solid) 안전 등급의 가정 위에 세워졌다. 트리플A CDO의 등급 불안은 곧 이 신용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신뢰의 양대 축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7년 가을까지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던 ABX지수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이때였다.

모기지 파생상품의 가격을 추종하는 ABX지수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트리플B(BBB) CDO의 가치는 2007년 10월 중순 액면가의 30% 수준에 불과했다. 2007년 한해 동안 BBB CDO의 가치는 95% 추락했다.

무엇보다 불길한 건 불가침의 영역인 AAA 채권과 AA 채권의 가치가 액면가의 90%, 80%선으로 각각 뒷걸음질 쳤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은행과 투자자들은 여전히 AAA, AA 등급 자산의 가치는 불변한다는 가정을 신봉하고 있었고 이들 우량 채권의 가치 하락이 가져올 충격에 대한 대비도 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우량 회사채와 파생상품들로 이뤄진 CDO마저 외면하면서 회사채 시장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팔리지 않고 은행 장부에 남겨진 회사채의 규모가 4000억달러를 넘어섰고 물량 부담에 회사채 가치는 추락했다.

자산 가치 하락의 여파는 은행들의 실적에서 속속 드러났다. 씨티그룹의 2007년 하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의 62억달러에서 21억달러로 급감했다. 당시 씨티가 말한 순익 급감의 이유는 회사채, 모기지 자산의 가치 하락이다. 씨티는 2007년 하반기에만 회사채, 모기지 자산 중 57억달러를 상각 처리해야 했다.

같은 해 11월4일 씨티는 80억~110억달러의 추가 손실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씨티의 추가 손실 경고에 드디어 시장도 우량 채권의 위험성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척 프린스 당시 씨티 CEO가 옷을 벗는 것과 동시에 시장은 채권 부실에 대한 우려에 휩싸였다.

◇ 슈퍼 시니어의 복수

거대 금융사 씨티에 신용 손실 우려를 가늠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씨티는 지금까지도 정확히 추산해내기 힘든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다. 씨티의 판단 착오는 무엇 때문일까?

씨티의 한 임원은 '슈퍼 시니어(super senior) 등급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씨티 장부상에 올라 있던 모기지 채권 담보부 CDO 중 430억달러어치가 슈퍼 시니어 평가를 받았다. 씨티는 이 슈퍼 시니어 채권의 100% 액면가 보장이 가능하다고 믿었지만 CDO 가치는 하락했고 씨티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CDO를 처음 만든 JP모간 상품팀의 컴퓨터 모델에서 슈퍼 시니어 채권은 디폴트되지 않는 '절대 안전'을 의미했다. 하지만 현실은 컴퓨터 모델과 다른 결과를 낳았고 씨티의 슈퍼 시니어 채권은 예상 밖의 가치 하락을 기록했다.

과거 JP모간 시절 CDO 탄생을 주도했던 PNC은행의 수석 부회장 빌 뎀책은 슈퍼 시니어 채권의 가치 하락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뎀책에 따르면 JP모간 상품팀은 슈퍼 시니어 채권을 AAA 이상의 안전 등급으로 분류했다.

금융 왕국으로 불리며 잘 나가던 씨티는 그때까지 보유하고 있는 슈퍼 시니어 채권의 규모에조차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가치 하락이 충분히 진행된 뒤에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당시 씨티 안에서 슈퍼 시니어 채권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CDO팀 10여 명에 불과할 정도였다.

메릴린치 역시 슈퍼 시니어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07년 10월 메릴린치는 신용 손실 규모를 55억달러로 자체 추산했지만 이내 손실 규모를 84억불로 확대했다. 이 같은 손실 확대에 스탠 오닐 CEO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스위스 UBS의 손실 규모 확대는 보다 극적이다. 2007년 10월 UBS는 34억달러의 모기지 관련 상각을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상각 발표에 놀라긴 했지만 한편으론 장부상의 위험 요소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표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UBS는 100억달러의 추가 상각을 알렸다. 2005년 초 단 1개의 슈퍼 시니어 채권만을 보유하고 있었던 UBS의 슈퍼 시니어 자산은 2년이 지난 2007년 초 500억달러로 불어나 있었다.

◇ 은행, 돈줄이 마르다

잇달은 자산 상각에 은행주 주가도 폭락했다. 2007년 6~11월 말 월가 10대 은행의 시가총액 중 2400억달러 이상이 날아갔다. 불안은 이후에도 계속됐고 월가 은행들은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잃어버렸다. 은행들은 추가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쌓아놓기에 급급했고 이에 은행간 대출은 급감했다.

자산 상각 규모가 커질수록 실물 경제에 대한 충격이 가중됐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미국, 유럽 은행들이 신용 사이클에 따라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이 대세였다. 하지만 채권 불안에서 비롯된 충격파는 은행시스템에서 그치지 않고 실물 경제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2007년 상반기 서구 대형 은행들은 사상 최대인 4250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은행들의 유동성 수준도 국제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불어났다. 당시 글로벌 은행들의 핵심 자본(Tier1)은 3조40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은행 감독 당국들이 서브프라임 부문에서 발생한 1000억달러가 넘는 뜻밖의 손실에도 자신감을 내보일 수 있는 근거가 됐다.

은행뿐 아니라 감독 당국도 리스크 관리가 충실하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당시만 해도 일부에서 발생한 문제가 신용시스템 전반으로 전이될 것이란 걱정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는 은행들을 궁지로 몰아넣었고 서브프라임에서 시작된 작은(?) 문제는 일파만파로 확대되며 은행시스템 전반을 마비시켰다.

은행과 감독 당국이 말한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이른바 위험(리스크) 분산이다. 은행은 물론 감독 당국도 문제의 원인인 CDO가 대부분 다른 시장 참여자들에게 판매됐다고 믿고 있었을 뿐 일부 은행의 장부에 슈퍼 시니어 등급의 불안이 누적되고 있다는 것은 눈치 채지 못했다.

누적된 불안은 일부 은행을 예기치 않은 위험에 직접 노출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일단 물 밖으로 드러난 슈퍼 시니어 채권 손실은 은행들이 그간 쌓은 잉여 유동성으로도 억누르기 힘들 정도였다.

급기야 2007년 11월 말 당시 뉴욕 연방은행 총재인 티모시 가이트너는 일부 월가 은행들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과 같은 말은 건넨다. "지금 당장 필요한 자금을 구할 수 있겠소?"

◇ 10년이 지났지만

상황이 급박해진 서구 은행들은 동쪽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 싱가포르, 한국과 오일머니의 중동 등의 국부펀드가 이들의 생명줄로 등장했다. 2007년 전세계 국부펀드의 규모는 3조달러를 넘어섰다. 안전 자산에 집중하는 국부펀드는 대부분 미 국채 매입에 쓰여졌다. 국내 정서상의 문제로 외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금기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상황이 급박해지자 서구 은행들은 낮은 가능성에도 불구, 동양 국부펀드의 문을 두드렸고 이에 화답, 일부 국부펀드들이 가치가 떨어진 서구 은행 주식 인수에 나섰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으로부터 75억달러 조달에 성공하면서 씨티가 가장 먼저 개가를 올렸다. 곧 이어 UBS가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중동 국부펀드로부터 110억달러를, 메릴린치가 중국 국부펀드로부터 50억달러를 각각 조달했다. 모간스탠리도 GIC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

자금 조달에 성공했지만 위기는 계속됐다. 지난해 씨티와 메릴린치, UBS의 자산 상각 규모는 은행이 갖고 있던 신용자산의 규모를 상회했다.

이들 3개 은행의 지난해 자산 상각 규모는 530억달러에 달했다. 이중 슈퍼 시니어 채권 상각이 3분의2를 차지했다.

신용손실 확대는 은행들을 악순환 사이클에 몰아넣었다. 슈퍼 시니어 채권을 비롯한 신용 자산의 상각을 단행할 때마다 투자자들의 불안은 확대됐고 투자자들이 은행들에게서 등을 돌리는 만큼 신용 자산의 가치도 하락했다. 결국 신용손실이 다시 추가적인 신용손실을 낳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10여 년이 지났지만 뎀책을 비롯, CDO를 만들어냈던 JP모간 상품팀은 자신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슈퍼 시니어 채권의 움직임에 의아할 뿐이다. 그들은 스스로 괴물을 만들어냈다고 말하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CDO가 왜 괴물이 됐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


* 본 자료는 최신 경제상황에 관한 일반적인 이해를 돕고자 여러 사이트와 서적등을 통해 얻은 자료를 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수도 있으며 상업적인 사용은 금합니다. *

* 비영리 공유용 자료 수집 중이지만 저작권법에 저촉 되는 글은 리플(경고)달아 주시면 삭제 하겠읍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