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8 10:32

커피, 석유 독점과 희토류 자원 독점


중국 97% 장악, 한국 안정적 공급원 확보 시급

 

 

현대인의 생활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커피와 석유이다. 현대인이라면 하루에 커피 한 잔 정도는 누구나 기본으로 생각한다. 석유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필수 에너지자원이다. 음료인 커피와 에너지원인 석유는 서로 전혀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의 측면에서 보면 매우 높은 유사성을 보인다. 커피산업과 석유산업의 근대사가 곧 근대 무역사이며 독점 카르텔(담합)의 살아있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귀자원 ‘희토류’ 역시 얼핏 보기에는 커피, 석유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단일 국가가 현재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97%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행히도 희토류는 커피와 석유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그만큼 농후한 자원이다. 커피와 석유, 희토류 도대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보자.

브라질커피생산자조합 커피카르텔 태동

국제거래품목 가운데 무역액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은 커피(생두)이다. 커피는 전 세계 15억 인구가 하루에 한 잔 정도는 마실 정도로 현대사회 최고의 블록버스터 상품이다. 커피는 금세기 최대 히트상품인만큼 역사도 오래됐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전문점은 이미 1554년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에 존재했다.



커피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거래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 초반 라틴아메리카의 브라질은 전 세계 커피수요의 3/4을 공급했다. 1809년 브라질은 미국시장에 처음으로 커피를 수출했다. 당시 미국은 세계 최대의 커피 소비국이었다. 현재 미국은 전 세계 커피 수요의 1/5을 차지하는 커피 수요대국이다.

커피의 불행한 역사는 1906년 브라질이 국제커피가격을 올릴 목적으로 커피공정가격을 설정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브라질 커피생산자들은 브라질커피생산자조합을 결성해 커피 공급량을 조절함으로써 전 세계 커피가격을 쥐락펴락했다. 이들은 커피 가격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풍년의 경우 원두의 폐기처분도 마다하지 않았다. 단일국가 생산자조합이 국제커피가격을 결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며 더욱이 한 나라의 카르텔이 국제시장 시세를 조정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브라질이 커피로 재미를 톡톡히 보자, 이웃한 콜롬비아가 커피 생산에 뛰어들었다. 처음 콜롬비아는 브라질에 맞서기위해 물량공세에 나서 브라질과 커피가격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이후 1928년 콜롬비아 역시 콜롬비아커피생산자조합을 결성했다. 브라질커피생산자조합과 콜롬비아커피생산자조합은 1936년 각각 자국산 커피의 생산량 조절을 통해 국제가격 시세를 높게 유지하는 협정을 맺었다.

당시 전 세계 커피시장의 두 거인 브라질-콜롬비아 커피생산자조합카르텔은 폭발적인 휘발성을 갖고 있었지만 중앙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 신흥 커피생산국의 시장 참여로 독점가격설정에 위기를 맞았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위해 결성된 것이 1940년 미주커피협정이다. 이 협정을 통해 브라질과 콜롬비아는 세계 최대 커피 수입국인 미국 시장은 양분했다. 미국이 2차 대전이후 커피카르텔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선회하자, 1957년 브라질, 콜롬비아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의 모든 커피 생산국이 참여하는 초대형 커피카르텔이 탄생했다.

이 라틴 커피카르텔은 이후 1962년 국제커피협정으로 탈바꿈해 전 세계 커피 시장의 수급을 통제, 막대한 이익을 올렸다. 1989년 국제커피협정이 붕괴되면서 국제커피가격은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를 요약하면 1906년 브라질커피생산자조합부터 1989년 국제커피협정 붕괴까지 커피시장은 몇몇 국가들로 구성된 국제카르텔이 쥐락펴락한 것이다. 이렇게 커피카르텔이 커피시장을 주무르면서 발생한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커피를 생산하는 원두농가는 여전히 가난하고 소비자들은 비싼 커피를 마셔야하며 그 중간에서 커피카르텔만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는 점이다.

석유산업, 존. D 록펠러의 독점 유산

석유산업의 역사는 존. D 록펠러의 역사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석유왕으로 불리는 록펠러는 1870년 스탠더드 오일을 설립했다. 그는 1880년대 미국 정제산업, 송유관산업 등 석유산업의 90%를 장악했다. 당시 미국은 전 세계 석유생산, 정제산업의 85%를 차지했다. 사실상 미국이 전 세계 석유 생산과 정제의 유일한 공급원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미국 시장의 90%를 장악한 록펠러는 전 세계 석유시장을 장악한 것과 다름없었다.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은 미국의 반 트러스트(반독점)운동에 힘입어 1911년 미 연방대법원의 최종판결로 해체됐다. 이후 스탠더드 오일은 30개 이상의 독립회사로 쪼개진다. 쪼개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각각의 스탠더드 오일은 석유시장의 거인으로 군림했다. 뉴저지 스탠더드 오일은 액손으로 뉴욕 스탠더드 오일은 모빌, 캘리포니아 스탠더드 오일은 셰브론, 인디아나 스탠더드 오일은 아모코 등으로 명칭이 바꼈을 뿐이다.

1928년 BP, 쉘, 토털, 액손모빌, 이라크석유회사는 각각 23.75%의 동등지분을 소유하고 터키, 사우디, 바레인 등 중동 대부분의 지역에서 각사의 동의 없이는 독자적인 석유사업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회사의 정관에 명시했다. 액손, 모빌 셰브론, 텍사코, 로열더치쉘, BP, 걸프주식회사 등 7개 서방 석유회사는 1930년 초반 중동 석유를 독점 지배할 움직임을 시작했다.

이른바 국제석유카르텔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의 탄생이다. 1949년 미국 연방통상위원회는 이들 7개 다국적석유기업이 미국과 공산권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세계 석유자원의 82%, 생산 80%, 시설 76%를 장악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7대 석유회사는 높은 석유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석유탐사, 생산투자제한 등의 협력을 맺고 석유의 공급과잉을 통제했다.

세븐 시스터즈는 1950~60년대 아랍 민족주의가 중동지역에서 부상하면서 사실상 해체되지만 독점 권력을 오펙(OPEC)으로 넘겨줬을 뿐 석유시장의 독점카르텔은 여전히 건사했다. 1960년 9월 원유가격 하락을 방지하기위해 이라크,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베네수엘라의 5대 석유 생산, 수출국 대표가 모여 결성한 협의체인 오펙은 1973년 1차 석유위기를 주도하며 석유가격 상승에 성공하는 등 석유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후 오펙은 아프리카의 알제리, 앙골라, 나이지리아, 리비아, 라틴아메리카의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중동의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회원국이 12개국으로 늘었다.

현재는 커피, 석유 모두 과거와 같이 독점체제가 유지돼 가격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이 커피와 석유의 독점 카르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 상품이 초기에는 한 국가에 의해 독점 공급됐다는 점이다. 커피는 브라질이 전 세계 시장의 3/4을 석유는 미국이 90%를 독점 공급하는 체제였다.

중국, 전 세계 희토류 97% 생산

다시 희토류로 돌아가 보자. 2009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에서 희토류 생산량과 매장량이 가장 많은 국가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7% (12만 톤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인도 2% (2,700톤), 브라질 0.5% (650톤), 말레이시아 0.3% (380톤)을 생산했으며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은 현재 생산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선진국들이 희토류 생산을 하지 않는 이유에는 희토류 처리과정에 따른 환경문제도 있지만 중국이 그동안 낮은 가격으로 물량공세를 해왔기 때문이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은 2009년 한해 약 15만 톤의 희토류를 생산해 시장예측 수요량 10만 톤을 넘어섰다. 때문에 중국 내에서는 희토류가 터무니없이 낮은 상태로 팔리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중국은 희토자원에 대한 생산과 수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2009년 10월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희토공업 발전정책’과 ‘2009~15년 희토공업발전규획’을 발표했다. 정책은 희토업계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강화, 수출규모 통제, 수출관세(20%)부과 예정, 외국자본 진입기준 강화, 희토산업 표준화 추진 등을 담고 있다. 또한 20011년 6월30일까지는 희토류에 대한 새로운 탐사 및 채굴 신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이 희토류 주요 수입국(미국, 일본 등)의 우려처럼 희토류를 자원독점하려는 지 여부는 현재로써는 분명치 않다. 국제무역의 투명성은 점점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커피, 석유 등 과거사례에서 한 국가가 어떤 자원을 독점 공급할 경우 피치 못하게 독점 카르텔이 형성됐다. 과거 1, 2차 석유파동으로 한국경제가 입은 피해를 생각해보면 희토류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한국은 안정적인 공급원 확보가 시급하다.

[출처] 한국명품농수산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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